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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정원

르상티망 수식화 때려침

사람들은 보통 혼기(婚期, Marriageable age)가 찬 미혼(未婚, Single)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는 한다.

 

“왜 결혼(結婚, Marriage) 안 하세요?”

 

이유(理由)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의 결혼 여부(與否)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누군가의 연애(恋愛) 여부와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진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들 남의 결혼과 연애 여부에 대해 많이많이 궁금해한다! 아마 이건 내 추측이지만, 모든 존재의 영혼에는 태초부터 섭리가 새겨준 프네우마(Pneuma / πνεῦμα), 우시아(Ousia / οὐσία), 로고스(Logos / λόγος)가 있고, 그 근간은 사랑으로 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온토스(Ontos / Ὄντος)로서 현현(顯現)하기 때문에, 다들 사랑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본능(本能, Instinct)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그런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귀찮아서 사회적 면피용(免避用, Justification) 답변을 내미는 이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저는 비혼이에요.” 같이 자신을 비혼이라고 주장(主張)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결혼하지 않는 이들이 미혼(未婚, Unmarried)이 아니듯, 모든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비혼(非婚, Single)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미혼과 비혼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써둔 글을 가져와 그 기본이 되는 논리(論理, Logic)를 이용해 여기에도 적용시켜 구분법을 생각해보도록 할까 한다. 참고로 진짜 중요한 이야기인데, ‘미혼’과 ‘비혼’은 좋고 나쁨의 차이가 절대 아니다. 이 둘을 놓고 좋은것과 나쁜것이라는 이분법적인 이해를 하는 것은 미혼과 비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비혼이라는건 원래 미혼의 한 형태였고, 최근에 들어서야 ‘비혼’이라는 단어로 분화된 것이다. 둘 다 그냥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며, 크게 뭉뚱그려 말하자면 비혼 역시 미혼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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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과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이라는 것이 있다.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것은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假定, Supposition)을 만들지 말라"는 논리학(論理學) 및 과학(科学, Science)의 원리(原理, Principle)인데, 같은 결과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가설(假說, Hypothesis)이 있을 때 가장 적은 수의 가정과 논리(論理, Logic)를 사용하는 가장 단순한 가설이 최선이라는 이론이다.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자기모순적인 말을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이 둘을 합쳐서 생각하면, 거짓말일수록 말이 길어지고 쓸데없이 많아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의 영양가(營養價, Nutritive value)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뭔씹’스럽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 결론부터 말하고 가자면, 비혼은 말이 짧거나 꾸밈이 없고, 미혼은 말이 길어지거나 구구절절 뭐가 많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인터넷을 하며 유튜브(Youtube)나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뉴스 사이트나 커뮤니티, SNS 등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主題, Topic)가 실시간 추천으로 올라오거나, 많은 댓글이 달려있다. 그런 게시물을 눌러서 스크롤(Scroll)을 아래로 쭉 내리다보면 댓글이 잔뜩 달려있는데, 사이버 콜로세움(Cyber Colosseum)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화가 잔뜩 난 사람들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우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콜로세움(Colosseum)이 세워지는 단골 주제 중 하나가 남녀갈등(男女葛藤)이나 결혼과 연애문제인데, 아무래도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본능이 ‘사랑’을 향해 있기 때문에 다들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상하리만치 ‘결혼’과 ‘비혼 여성(非婚女性, Single woman)’에 대한 주제를 다룬 게시물들에는 콜로세움이 많이 세워진다. 그리고 ‘결혼하지 않아 후회하는 비혼 여성’에 대한 게시물들은 조회수가 엄청 높다. 다들 그런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류(類)의 게시물의 댓글에 세워진 콜로세움은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설전(舌戰, Debate)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설전이라는 멋진 말을 쓰기에는 사용하는 단어나 하고자 하는 말들의 수준이 매우 처참하여 설전이란 말을 쓰기도 민망할 때가 많다. 내가 보기에는 이것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말한 르상티망(Ressentiment)의 발현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그들은 누군가가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 선택에 대해 저주를 퍼붓고, 누군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자기 일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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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높았다. 그런데 댓글을 보면 싸움이 일어나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있는 와중에도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의 댓글들이 있다. 그런 댓글들은 보통 다른사람에 대한 비난(非難, Blame)과 함께 자신의 선택과 그로 인한 상태가 주는 이득(利得, Benefit)을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게시물 본문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 이래서 내가 여자 안 만나는거다. 여자 안 만나니까 돈도 남아돌고 내 시간 많아져서 오히려 편하다.

● 그러니까 결혼 안 하면 후회하는거다. 이제와서 다 늙어서 결혼하고 싶다고 울어도 소용없다.

● 나는 내 자식들 보는 맛에 사는데, 혼자서 참 외로울 것 같아요. 자식이 주는 기쁨이 있는데 말이에요.

 

뭐 대충 이런식이다. 더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굳이 그걸 뒤져서 찾아 긁어오기도 귀찮고 그럴 필요가 있나 해서 3개만 가져왔다. 이 위의 예시처럼 A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굳이 A와는 관계 없는 비난을 늘어놓거나 자신의 현재 상태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는 있다. 맥락(脈絡, Context)을 이해하지 못하고 딴 소리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유독 누군가의 선택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에서만 ‘안물안궁’ 식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비난하거나 비웃는 이들이 보이곤 한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미혼이건 비혼이건간에 자신의 상태가 선택에 따른 자발적인 상태인지, 아니면 원함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한 비자발적인 상태인지에 대해 정직하게 밝히는 것이 꺼려지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비혼인 사람들은 자신이 비혼이라고 진실을 밝혀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미혼인 사람들은 자신이 비혼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미혼과 비혼의 뜻을 헷갈리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이건 별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미혼과 비혼을 구분짓는 특징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

 

내가 겪어본 바로는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하고, 그에 따른 현재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그리고 그 상태가 비가역적(非可逆的, Irreversible)일수록 공격적(攻擊的, Aggressive)이다. 따라서 미혼과 비혼도 이 원리에 따라 구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위에서 말한 오컴의 면도날과 거짓말쟁이의 역설에 따라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르상티망의 크기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원리는 미혼과 비혼만이 아니라 <비출산과 출산보류자는 다르다>에서 말한 비출산과 출산보류자도 이 논리에 따라 구분이 가능하다. 그리고 딱히 이 두가지만이 아니라 다른 현상에서도 응용(応用, Apply / Adapt)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뭔가 쎄한데 그의 속마음이 어떻고, 그의 입이 어떤 말을 하고 있으며, 그 말이 르상티망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 써먹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사실 굳이 길게 풀어서 말해야할 이유는 없다. 미혼이던 비혼이던 그거야 개인의 선택이고, 21세기에는 독신(獨身, Single)으로 사는 것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미혼과 비혼을 구분하라고 한다면 미혼은 결혼을 ‘아직’ 안 했거나 ‘못’ 한 상태고, 비혼은 ‘안’ 하기로 해서 안 한 상태인 것이다. 다만 기혼(旣婚, Married)이나 출산(出産, Birth)과는 다르게 미혼과 비혼 모두 가역성(可逆性, Reversibility)을 가진다. 결혼을 원하는지 못한건지 알 수 없는 미혼과 결혼을 안 하고 싶은 비혼 모두, 마음이 바뀌었을 때 혹은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지 ‘기혼’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상태라는 말이다.

 

그러나 굳이 이 간단한 이치를 풀어서 길게 쓴 것은 매번 댓글창을 열 때마다 사람들이 누가 잘났고 누가 못났다고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불특정의 누군가에게 단지 성별이 여자라서, 남자라서, 결혼을 하지 않아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서 같은 이유로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대체 왜 저렇게 남의 일에 핏대를 세워가면서까지 울분을 토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에너지를 낭비하는지 궁금했기 떄문이다. 그래서 댓글의 패턴을 분석해 몇개를 추려보았다.

 

※ 이래서 내가 여자 안 만나는거다. 여자 안 만나니까 돈도 남아돌고 내 시간 많아져서 오히려 편하다.

● 여자를 안 만나는 이유를 굳이 설명함과 동시에 현재 상태에 대한 만족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래서’ 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아, 발언자(発言者)는 여자를 만나지 않는 이유에 ‘여자를 만나서 생기는 리스크(Risk)’를 주(主)로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진정 자신의 돈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 목적이라면 여자를 만났을 때 생기는 금전적, 시간적 자원의 소모를 고려할 이유가 아예 없다. 왜나면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활용해서 하고싶은 일, 하고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굳이 ‘여자를 안 만나는 이유’를 설득과 합리화의 수단으로 선택했다. 예시의 인물은 "타자(여자)의 리스크"를 먼저 끌고 들어와 그것을 회피한 결과로서 자신의 만족을 증명하려고 한다. 이는 자발적 만족이 아니라, '원치 않는 상황에 대한 사후적 합리화'라는 증거가 된다. 또한 주체적인 목표가 있어서 자원을 아끼는 게 아니라, 쓸 곳(대상)이 없는 결핍 상태를 '편하다'라는 거짓 가면으로 포착하려다 보니 서사가 꼬이는 현상(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발생한다. 

● 결론적으로 이 사람은 ‘미혼’이라고 할 수 있다.

● <사랑을 사칭하는 시대> 참고.

● 르상티망 상태.

 

※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은 여성인권(女性人権, Women's rights Women's rights)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성의 인권(人権, Rights)을 지키고 내 삶의 자주성(自主性, Independence, Autonomy)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는 남자와 결혼하는 명예 남성(名譽男性, Honorary male)이나 구시대(舊時代, Outmoded era) 여성상(女性像)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

● 여성인권을 위해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선택의 정당성과 도덕적 가치를 주장한다. 그러나 진정 여성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동적으로 자신의 삶의 선택지를 택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여자들을 도와주거나, 형편이 어려운 여학생을 위해 생리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거나, 도움 받을 여자 어른이 주변에 없는 여학생의 후견인이 되어주거나, 여성인권이 낮아 여자가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이슬람권 국가에서 여학교를 짓거나 이혼을 원할 시 그것을 돕는 일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식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하다못해 여성인권을 위해 정기적으로 월 얼마씩 기부를 하기만 해도 된다.

● 여성의 인권은 남성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서 채워야하는 파이(Pie)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함이기에 정상적인 남성을 적대시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 결혼과 연애를 하지 않는 선택은 여성인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개인의 선택이고 취향이라고 하면 모를까. 그리고 결혼과 연애를 선택한 여자들이 여성인권을 낮추고 있지도 않다. 애초에 왜 결혼과 연애가 여성의 인권을 낮추는지 알 수 없기에, 개인의 자주성을 지키는 것과 여성인권을 지키는 것의 상관관계를 알 수 없다.

● 위의 예시는 단지 ​자신이 가지지 못한(혹은 달성하지 못한) 연애와 결혼이라는 상태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정상적인 타인(他人)을 '명예 남성'이나 '적'으로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독신 상태를 도덕적 우월감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자주성을 지키는 것과 연애와 결혼 여부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적 인과관계가 없다. 기혼자(旣婚者, Married person) 중에서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이들이 많고, 독신자(獨身者, Single) 중에서도 의존적인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 결론적으로 이 사람은 ‘미혼’이라고 할 수 있다.

● 르상티망 상태.

 

※ 그러니까 결혼 안 하면 후회하는거다. 이제와서 다 늙어서 결혼하고 싶다고 울어도 소용없다.

● 누군가가 결혼을 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하는 것을 두고 단정적으로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 사람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선택하지 않은 만약의 가능성(if)에 대해 궁금해하며 그에 따라 후회를 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결혼하지 않은 삶의 미래를 후회라는 상태로 고정짓는 것은 후회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뿐이다.

● 만약 발언자가 기혼일 경우, 자신의 선택(=결혼)이 정답이어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 해당 예시를 발언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본인의 결혼 생활이 주체적으로 충만하고 만족스럽다면 타인이 결혼을 하든 독신으로 살든 그의 내면(内面)은 평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람은 굳이 댓글창에 나타나 "결혼 안 하면 늙어서 울며 후회할 것"이라며 타인의 미래를 저주하고 있다. 이는 '결혼하지 않은 삶은 반드시 비참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비로소 결혼을 선택한 자신의 현재 삶이 비참하지 않다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르상티망 상태임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은 인생에서 가장 대표적인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다. 만약 이혼을 한다 해도 서류상으로 결혼 이력이 남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가 결혼을 했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또한 출산으로 2세가 태어난 경우 Ctrl+Z로 취소할 수도 없다. 따라서 만약 결혼한 삶 속에서 주체성을 잃고 고통을 겪고 있다면, 탈출구가 없기 때문에 그 후회의 파괴력은 극에 달하게 된다. 이 비가역적 고통을 직면할 용기가 없기에, 가역적인 상태(언제든 기혼으로 바뀔 수 있는 미혼/비혼 상태)를 유지하며 자유를 누리는 타인을 향해 공격성을 퍼붓는 것이다. "나만 이 비가역적인 굴레에 갇혀 고통받을 수 없다"는 심리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나는 이렇게 불행한데 너만 자유롭고 행복해 보이니 참을 수 없다. 너도 좆 되어봐라.” 같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 만약 발언자가 자신을 미혼 혹은 비혼이라 주장할 경우, 자신의 현재 상황(=미혼)에 불만이 있기 때문에, 결혼이 현재 상황의 불만을 해결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모든 불행과 결핍의 원인을 오직 '미혼 상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결혼만 하면 이 모든 불만이 해소될 것"이라는 가짜 서사를 덧씌워 현실을 도피하고 있기에, 자발적으로 그 숙제를 끝내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비혼주의자들을 보면 자신의 가짜 서사가 위협받으므로 격렬하게 분노하는 것이다. 또한 비혼을 선택한 이성(주로 비혼을 선택한 여자)에게 분노하는 경우, 어떤 이성이 비혼을 선택함으로서 자신의 결혼에 필요한 재화로서의 이성이 사라진다고 여겨 공격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서로를 사랑하고 그에 따라 함께 하고 싶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비혼’을 선택한다고 해서 자신의 결혼에 필요한 ‘재화’인 이성이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어차피 결혼은 단 1명의 이성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비혼을 선택하는 것이 결혼에 지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혼에 있어 ‘사랑’이라는 가치를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 결론적으로 이 경우, 발언자는 ‘미혼’이라고 볼 수 있다.

● <사랑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왜 비혼을 두고 이기적이라 정의하는가> 참고

● 르상티망 상태.

 

※ 나는 내 자식들 보는 맛에 사는데, 혼자서 참 외로울 것 같아요. 자식이 주는 기쁨이 있는데 말이에요.

●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아닌 타인에게 종속시켰음을 본인의 발언으로서 증명했다. 이로서 자식을 보는 맛이 없으면 발언자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리고 동시에 혼자의 삶이 외롭다고 정의하는데, 이는 곧 그가 ‘자식이 주는 기쁨’이 없이는 삶에서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스스로 말한 것이 된다. 만약 그가 주체적 자율성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존재 자체로 내적 충만함을 느끼며, 자녀는 그 충만함을 함께 나누는 독립된 인격체로 존재여야 한다. 그러나 발언자는 자아의 중심이 텅 비어 있기에, 자녀라는 타인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받으려 하고 있다. 타인을 향한 '안타까움의 표현(참 외로울 것 같아요)'은 사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독립적 생명력의 고갈'을 투사한 결과물이다.

● 진정으로 삶이 풍요로운 사람은 홀로 있는 시간마저도 주체적인 사색과 창조의 시간으로 채워 나가기에 외로움에 잠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람은 자녀라는 외부 자극이 사라지는 순간 찾아올 내면의 무(無)와 고독을 견딜 수 없기에, 그 공포를 독신자들에게 "너희는 외로울 것"이라며 투사하는 것이다. 결국 이 댓글의 본질은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채울 능력이 없어서 자식에게 매달려 겨우 외로움을 잊고 사는데, 자식도 없이 혼자 당당하고 평온하게 잘 살아가는 너를 보니 내 삶의 종속성이 비참해 보여서 참을 수가 없다"는 르상티망의 발현일 뿐이다.

● 르상티망 상태.

 

※ 저는 지금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싶어서 결혼 생각이 없어요. 결혼을 하면 일에 집중하지 못해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질 것 같아요.

● 발언자는 현재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결혼을 했을 때 자신에게 생길 변화에 대해 예상하고 그것을 ‘결혼 생각이 없는 이유’로 주장했다. 자신의 현재 목표(커리어)와 이를 위해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자발적 선택을 명료하게 밝히고 있다. 앞선 르상티망 예시들과 달리,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도덕적 우월감 투사가 전혀 없는 '내적 충만함'의 상태를 증명한다.

● 이 발언에는 불필요한 서사가 없다. 거대 담론을 끌고 와 연애과 결혼 제도를 악으로 규정하지도 않고 타인의 선택을 깎아내리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발언자는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주체적인 목표가 명확하다. 또한 이 사람은 남에게 "내 선택이 옳으니 너도 나처럼 살아라" 하고 설득하거나 선동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묻는 말에 자신의 주체적 계획을 사실대로 답했을 뿐이다. 내면의 결핍이 없기에 방어기제를 작동시킬 필요가 없고, 따라서 말의 영양가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 결론적으로 발언자는 ‘비혼’이 맞다고 보인다.

 

※ 저는 반출생주의자(Antinatalist)라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상대방이 아이를 낳고싶다면 뜻이 맞지 않을 것 같아요.

● 발언자는 자신이 ‘반출생주의자’라고 밝힘과 동시에 자신과 결혼한 상대가 뜻이 맞지 않아 괴로움을 겪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결혼을 하지 않기로 정했다. 이는 자신의 배우자가 될 이성을 배려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자신의 확고한 철학적 가치관(반출생주의)을 바탕으로, 미래의 동반자가 겪을지 모르는 가치관의 충돌과 괴로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주체적이고 이성적인 결단이다. 타인을 향한 강요나 비난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내적 자율성이 확보된 상태이다.

●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이 발언에는 불필요한 거짓 서사나 변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발언자는 오히려 미래의 배우자가 될지 모르는 타인의 가치관(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존중(尊重, Respect)하고, 그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결혼하지 않음'이라는 선택을 내렸다. 타인을 깎아내려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비열함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결론적으로 그는 ‘비혼’이라고 볼 수 있다.

 

※ 지금 삶에 만족해서 딱히 연애나 결혼 생각이 들지 않네요.

● 짧고 간결하다. 쓸데없는 거짓 서사나 변명이 없이 담백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나 결혼에 대한 욕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 이 문장은 오직 '현재 삶의 만족 → 고로 연애·결혼 생각이 없음'이라는 단 하나의 깔끔한 인과관계만 존재한다. 가릴 치부가 없으니 서사를 부풀릴 이유가 없고, 말의 영양가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그저 자신의 일상과 실존 그 자체만으로 이미 충만하여 외부의 자극이나 새로운 상태 변화(연애나 결혼)를 갈구할 필요가 없는 상태. 타인의 삶을 관조(觀照)하거나 신경 쓸 에너지조차 오롯이 자신의 행복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 결론적으로 발언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비혼’이다.

 

※ 아이가 주는 기쁨이 정말 크지만, 굳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도 괜찮은 삶 같아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희생해야 하는 것이 많으니까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는게 좋아요.

●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는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결혼하지 않는 삶에 대한 존중과 부러움 역시 숨기지 않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삶에 대한 장점만이 아니라 단점도 함께 언급하면서, 아직 이 길으로 오지 않은 이들에게 심사숙고할 것을 권하며 배려하고 있다.

● 내적 주체성과 이성이 확보된 기혼의 정상 상태.

● 자신이 선택한 삶(결혼과 육아)의 가치를 충분히 누리면서도, 타인의 선택(독신)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있다. 자신의 삶에 결핍이나 후회가 없기에 타인을 공격할 이유가 없는, 기혼자 상태의 이상적인 정상 표본이다.

● "육아는 무조건 행복하다"라거나 "독신은 무조건 비참하다" 같은 극단적인 가짜 서사를 만들지 않고 육아가 주는 기쁨(장점)과 희생(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명료한 인과관계를 보여준다. 가릴 치부나 억지 합리화가 필요 없기 때문에 대화가 담백하고 영양가가 높다고 볼 수 있다.

● 육아와 출산은 되돌릴 수 없는 대표적인 비가역적 선택이다. 그리고 발언자는 그 비가역적인 희생의 무게를 자신의 주체적 결단으로 온전히 감당해 내고 있다. 그렇기에 타인의 가역적 자유(혼자 사는 삶)를 보아도 시기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도 괜찮은 삶"이라며 담담하게 긍정할 수 있는 것이다.

●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조언은 타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길 바라는 뒤틀린 심보가 아니라, 자신이 걸어온 길의 무게를 알기에 건넬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배려라고 볼 수 있다. 타인을 내 서사의 도구로 소모하지 않는 정상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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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의 예시들을 전부 살펴본 결과, 르상티망과 정상에는 각각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정상값에는 불필요한 서사나 거짓이 없다. 그러나 르상티망 값에는 불필요한 서사나 거짓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발생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 르상티망 상태와 거짓말쟁이의 역설

  • 역설의 발생 : 그 가면이 두꺼워질수록 실제 삶과의 괴리가 커지며, 오컴의 면도날이 요구하는 '가장 단순한 설명'에서 멀어진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발생한다. 즉, 그들이 내뱉는 "나는 괜찮다", "너는 불행할 것이다"라는 말들은 그들의 내면 상태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말의 영양가(Nutritive value)가 0에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정상 상태와 오컴의 면도날

  • 최적화된 언어 :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에 말이 쓸데없이 길어질 이유가 없다. 오컴의 면도날이 지향하는 '가장 단순한 가설'이 곧 그들의 삶의 양식이며, 대화 자체가 매우 명료하고 효율적이다.

 

결론은 이렇다.

"르상티망의 크기는 곧 그 사람이 자신의 현실을 감추기 위해 동원하는 거짓말(불필요한 서사)의 양과 비례한다."

 

아니 근데 미혼이랑 비혼 이야기 따져보려다가 왜 여기까지 왔지? 아무튼 <비출산과 출산보류자는 다르다>에서 말했지만 르상티망 값이 나온 사람들은 자격지심(自激之心)이나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를 품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타인에게 티배깅을 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써놓으면 나중에 미래의 내가 보고 ‘이게 무슨 소리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그림을 그리러 가거나 게임이나 하러 가버릴게 뻔하니까 <비출산과 출산보류자는 다르다>에서 써먹은 ‘방학숙제’ 이야기로 비유를 해보겠다.

 

● 방학숙제 = 결혼 여부에 대한 주체적 탐색과 결정, 가임기 및 혼기라는 시간 동안 주어지는 선택의 과제

● 방학숙제 제출 = '비혼' 또는 '기혼'의 최종 확정,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과제를 완수하고 내리는 결단

● 방학 = 가임기 및 사회적 혼기(婚期), 개인이 선택을 유예하고 탐색할 수 있는 생물학적·시간적 한계

● 숙제를 미리 끝낸 학생 = 자발적 비혼주의자 (비혼), 시간의 압박에 쫓기지 않고, 자신의 철학에 따라 결론을 내린 상태

● 숙제를 미루다 발등에 불 떨어진 학생 = 비자발적 독신 상태 (미혼), 준비나 여건이 안 되어 선택을 '보류'하고 있다가 혼기를 맞이한 상태

● 벼락치기 = 등떠밀린 결혼, 적당한 합의, <사랑의 형태 정리>, <사랑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 소꿉친구 커플의 환상>, <현대의 자유연애 정략결혼> 참고, 사회적 관성에 휩쓸림

● 남의 숙제 베끼기 = 면피용 비혼 선언, 불안감을 감당하지 못해 거짓 가면을 씀

● 숙제 점수에 대한 불만족 = 결핍과 후회, 자발적 결단이 없었기에 현재 상태에 고통을 느끼며 르상티망 발현

 

● 비혼(非婚) : 방학숙제를 스스로 끝내고 방학을 즐기는 자

● 미혼(未婚)의 일부 : 방학숙제를 미루다 벼락치기(거짓 가면)를 하는 자

 

● 비혼과 미혼에 대한 결론

▶ 비혼은 방학숙제를 주체적으로 끝내어 대화에 불필요한 서사(거짓)가 없는 정상 상태이고, 미혼 중 일부가 행하는 면피성 비혼 선언은 숙제를 미루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거짓 서사를 덧씌운 벼락치기이자 르상티망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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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자꾸 이렇게 생각이 산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나보다. 아무튼 이유야 어찌 되었건간에 비혼의 가면 뒤에 숨는 미혼을 논리적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치만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말이 짧은 미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르상티망에 빠져 자꾸 미혼과 비혼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거나 쓸데없이 남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정체를 간파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비혼 뒤에 숨은 미혼 색출보다는 비혼과 미혼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르상티망을 색출(索出)하는데 더 적합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선빵을 날리는 놈들을 잡아내는게 목적이지, 미혼과 비혼을 구분지어 뭘 어쩌고 싶은건 아니니까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무례한 사람들을 골라내고 무례함을 지적하는 용도로 쓰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미혼이고 비혼이고를 떠나서, 자신의 르상티망에 빠져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사회의 신뢰라는 자원을 훼손시키려는 세력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어떤 의도이던, 어떤 세력이던간에 상관없고, 남녀는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마땅한 때, 마땅한 곳에서 만난 마땅한 이들이 응당(應當) 그래야하는 도리(道理, Morality / Duty)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아직까지는 르상티망을 완벽히 수식(數式, Formula)으로 만들 수가 없다. 내면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함을 찾아내는게 목적이 되어야 하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뢰 탐지 수식은 기준이 될 상수(常數, Constant)가 있는데, 르상티망의 상수는 상식과 외부의 기준이라서 어떻게 상수를 고정해야 할지 아직까지 내 능력으로는 뾰족한 수가 생기질 않는다. 애초에 르상티망을 가진 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 내부에서는 완벽한 언행일치와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내 보잘것없는 능력으로는 ‘르상티망 = 지뢰’ 라는 결론밖에 내릴 수 없다.

 

수식 만들기 개빡센데 하필이면 변수(變數, Variable)랑 상수를 구분하기 어려운걸 구분하겠다고 덤볐으니 보기 좋게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차라리 그럼 르상티망을 위한 수식을 만드는 대신, <지뢰 탐지 수식>에서 기존에 만든 ‘H = M × A = |M| |A| cosθ’ 수식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자꾸 꼬여서 짜증나니까 일단 때려치고 게임이나 하러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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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상티망 수식화 때려침: 고라니 목장

사람들은 보통 혼기(婚期, Marriageable age)가 찬 미혼(未婚, Single)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는 한다. “왜 결혼(結婚, Marriage) 안 하세요?” 이유(理由)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의 결혼 여부(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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