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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정원

집단의식과 사념, 그리고 주술

소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명의 근원이자 벽사(辟邪), 퇴마(退魔)의 속성을 지닌다.

 

흔히 재수가 없다며 ‘소금 뿌려라’ 라고 하는 표현이나, 상갓집에 다녀온 이에게 소금을 뿌려주거나 하는 행위, 적장이나 반란군, 현 체제를 전복할 위험한 사상을 가진 자들을 권력자나 승자가 제압한 후 그 시체를 소금에 절인다거나, 로마가 카르타고를 정복한 뒤 그 땅에 소금을 뿌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부정한 것을 씻어내고 소금에 부여된 생명의 근원이 되는 힘으로 정화(淨化)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이처럼 작게는 집단, 크게는 문명과 인류 공통의 어떠한 사념(思念, Thought)이 집단의식(集團意識, Collective Consciousness)으로 발현되어 나타나는 것을 주술이라고 칭하고 싶다. 마법과는 다르다.

이에 대해서는 나의 ‘진리 탐구 메모(트리니티 시스템 가설 https://shearestis.tistory.com/98)’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면 편할 것 같다.

 

진리 탐구 메모

트리니티 시스템 (The Trinity System: Providence)이건 어릴적부터 내가 감으로 느껴오던 것을 2025년 12월 4째주 일주일 내내 감기에 걸려 누워있다가 할 일이 없어서 대충 끄적여 언어화한 낙서임.감기

shearestis.tistory.com

 

 

사념을 이용하는 주술(呪術, Incantation)은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집단의식을 이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시도할 수 있지만,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적용되는 특성 때문에 집단의식이 약하다면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는 단점이 있다.

 

집단의식은 어떤 의미에서 심조만유(心造萬有)와 같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개념이나 대상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인 생각을 공유하며 그것을 정의한다면, 그렇지 않은 것에 어떠한 의미가 부여되고 그것이 고정되는 원리가 아닐까 한다.

 

디스맨(This Man) 사건과 슬렌더맨(Slender Man) 사건도 위의 원리를 이용하면 설명할 수 있다.



◆디스맨 사건

디스맨은 과거 루시드 드림(자각몽, 自覺夢, Lucid Dream)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꿈에 나왔다’ 라고 증언하는 짙은 송충이 일자 눈썹이 미간 사이에 이어져서 꼭 갈매기같은 모양으로 나 있는데다 앞머리 탈모가 있어보이는 남자를 지칭한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이라 꿈의 주인이 원하는대로 꿈 속의 모든 법칙을 지배할 수 있음에도, 이 디스맨이란 존재가 나와버리면 꿈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는 도시전설이다.

후에 밝혀지기를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마케팅 업체 직원인 안드레아 나텔라(Andrea Natella)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에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집단의식을 모아버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버린 듯 하다.

 

◈다양한 주술의 사례◈

 

◆슬렌더맨

미국 발(發) 도시전설인데, 이목구비가 없는 빼빼 마른 깡마른 남자 괴인(혹은 괴수)이라고 하며, 접촉하는 것 만으로 정신이 나간다던가 특수한 초능력을 사용한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사실 나도 알지 못한다. 아무튼 디스맨처럼 기이한 괴담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만.

이 역시도 뒤에 밝혀지기를 어떤 웹사이트 상의 스레드에서 시작된 가공의 도시전설이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보기 좋게 인터넷에 퍼진 괴담의 조각을 들고 집단의식을 발휘해버린 결과, 그것이 사람들에게 진짜 존재하는 괴담이자 어떤 기이한 존재가 되어버린 듯 하다.

 

◆툴파(Tulpa)

반면 툴파(Tulpa)라는 개념도 있다. 이건 집단의식을 이용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원래는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 중 하나인 '스프룰파(Sprul-p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수행자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자신의 정신력을 외부로 투사하여, 실제로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실체(化身)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뜻한다고.

스프룰파(Sprul-pa)는 상위 차원의 의도적 '화신(Embodiment)'으로서, 철저하게 본체(수행자)의 통제하에 있는 존재를 말한다.

수행자에게 있어서는 도구나 분신, 뭐 그런정도의 존재로, 절대 주도권이 스프룰파에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는 스프룰파를 언제든지 자신의 뜻대로 사라지게 할 수도 있으며 안전하단 뜻이 되겠다.

 

툴파(Tulpa)는 독립적 자아를 꿈꾸는 '사념체(Thought-form)'인데, 제작자(툴파맨서)의 통제를 벗어난 '독립된 인격'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스프룰파와는 다르게 툴파의 제작자는 툴파에게 주도권을 온전히 넘겨줌으로서 그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에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들었다.

 

툴파는 제작자 스스로를 깎아내 만드는 섭리가 허락하지 않은 존재에 가깝기에 나의 트리니티 시스템 가설(https://shearestis.tistory.com/98)에 따라 설명하자면, 인간이 스스로의 프네우마, 우시아, 로고스를 훼손하여 원래는 절대 떼어내선 안될 것을 억지로 자의를 갖고 깨서 존재해서는 안될 무언가에 부여해버린 것이다.

집단의식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개인이 혼자서 만들어내는 존재이기에 안정성도 매우 떨어지며, 위험부담이 너무 높아지는 위험한 행위이다.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서 말리고 싶다. 왜 이런 것을 만들고 싶어하는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지만…

 

툴파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 영혼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즉, 툴파는 본체의 시스템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본체의 일부를 '잘라내어' 독립된 파티션을 만든 것이다.

제작자가 주도권을 넘기는 행위는 시스템의 관리자 권한을 그 독립된 파티션에 부여하는 것으로, 권한을 넘긴 순간, 본체는 더 이상 '관리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 혹은 '게스트'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이미 독립된 인격(자아)을 부여받은 툴파는 본체와 동등한, 혹은 그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게 되고, 관리자가 된 툴파가 "돌려주기 싫다"라고 시스템을 잠궈버리면, 본체는 자신의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문밖으로 쫓겨나버린다.

스프룰파 '나'라는 중앙 서버가 원격 제어하는 단말기지만, 툴파는 중앙 서버의 CPU 코어 절반을 떼어내어 만든 또 다른 서버이다. 이 서버가 중앙 서버를 해킹하여 통제권을 뺏으면 회복이 불가능하기에 집단의식을 이용하는 것 보다 더 위험하단 말이 된다.

툴파가 주도권을 돌려주지 않는 상태에서 본체가 강제로 회수하려 들면, 이미 훼손된 프네우마, 우시아, 로고스가 치명적인 런타임 오류(정신 붕괴)를 일으키며 셧다운될 수 있다.

이는 우주적 질서(인과율)를 어긴 대가로, 섭리가 허락한 자유를 방종으로 착각하여 스스로의 존재 기반을 파괴하여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을 만들었으니, 그 결과 또한 스스로가 감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나의 트리니티 시스템 가설(https://shearestis.tistory.com/98)에 따르면, 로고스의 종언 이후 멜란시스 (Melansis / μέλανσις) - 레우칸시스 (Leukansis / λεύ칸σις) - 이오시스 (Iosis / ἴωσις)의 과정을 거쳐 잘못된 것을 한번에 초기화해주는 시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전까지는 스스로 감당해야할 문제이고 이 세상은 우리 인간의 찰나에 불과한 수명과는 달리 아득하게 긴 시간 속에 흘러가므로 막연히 이것을 기다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

 

결론은 그냥 툴파를 하지 말라고 하고싶다.

 

◈◈◈

 

어떤 의미에서 집단 의식이라는건 인간이 본능적으로 섭리의 권능을 빌려오기 위한 방식을 터득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집단의식과 주술 자체를 부정하고 싶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것을 도구로 쓰는 주인이 될지, 휘둘리는 노예로 전락할지는 매사에 경계하며 미신으로 치부하지만은 말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옛 것, 오래된 것(old thing)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전설, 신화, 설화, 민담, 전래동화 등의 이야기 속에 옛 사람들이 후대의 인간들을 향해 남긴 메세지는 그저 미신이나 무지에서 비롯된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옛날 사람들, 구시대의 인간들이 우리보다 못하다는게 아니다. 단지 그들이 삶을 바쳐 남긴 문명과 그 궤적이 우리를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시작하게 만들어줬기에 우리가 더 나아보일 뿐이지.

 

https://posty.pe/nw126z

 

집단의식과 사념, 그리고 주술: 고라니 목장

소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명의 근원이자 벽사(辟邪), 퇴마(退魔)의 속성을 지닌다. 흔히 재수가 없다며 ‘소금 뿌려라’ 라고 하는 표현이나, 상갓집에 다녀온 이에게 소금을 뿌려주거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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