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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정원

피해자의 가면을 쓴 찬탈자

야생에서 약한 개체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이지는 않다.
가장 약한 인간은 지능 스탯에 모든 포인트를 올인(All in)했고, 지구의 지배종으로 거듭났다. 인간은 약한 자를 내버리지 않았으며, 나이가 많은 이는 젊고 건강한 이들이 사냥과 채집을 나갔을 때 무리에 남아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게 배려했으며, 그들이 살면서 축적해온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연장자를 존경하며 가르침을 받았다. 고고학계의 발굴 사례에 보면 발굴된 고대인의 다리뼈에는 한번 부러졌다가 붙은 흔적이 있었고, 이에 따라 인간은 다친 개체를 내버리지 않고 낫도록 보살피며 배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물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해주는 모습이 수없이 많이 관찰되었다. 맹수들도 사냥이 쉬울텐데도 불구하고 작은 새끼를 먹지 않고 놓아주는 사례도 드물게 관찰되었다.
 
이처럼 약한 개체는 도태되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도 강자는 약자를 배려하곤 했다.
 
하지만 가끔 강자의 배려, 다수의 배려를 감사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당연한 것이자 약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할 말은 많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또 예전에 쓰던 글을 갖고와서 마저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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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무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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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의 가치를 왜곡하는 질투

세상에는 다양한 재능이 있다. 누군가는 글을 잘 쓰고, 누군가는 그림을 잘 그리며, 누군가는 머리가 뛰어나고, 누군가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뛰어나며, 누군가는 음악에 재능을 갖고 있다.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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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세계화 시대를 이룩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야만의 시대를 딛고 문명의 시대를 향하는 문을 엶과 동시에 더이상 서로에게 총과 칼을 들이밀고 싶지 않았다. 역사상 단 한번도 전쟁이 멈췄던 적이 없던 우리 인간은 그 무참한 폭력이 얼마나 많은 상실을 가져오는지 뼈가 시리도록 겪어왔기에 적어도 내 뒤에 올 내 자식, 내 자손, 내 후손에게만큼은 이 폭력을 대물림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다함께 모여 전쟁을 억제하고 분쟁을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고 비록 불완전하지만 어떤 노력이라도 하자고 한데 모였던 것이다.
 
비록 미약할지라도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며 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고 많은 이들이 손을 내밀었음은 물론이다. 시체 위에 피를 흘리는 생존자들이 힘겹게 딛고 일어나 다시 세상을 재건하려던 이들의 힘겨운 노력은 결실을 맺었고, 21세기가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풍요로운 시기가 찾아오고 잉여 자원이 넘쳐나면 사람들은 팍스 로마나의 역사에서도 그러했듯 딴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또다시 딴생각을 하며 눈물겨운 인류의 합의를 이용해 자기 잇속을 채우고, 세상을 혼돈에 빠뜨려 질서와 절제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노력 없이 누군가의 성과를 약탈하려는 이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

 
이에 앞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쩌면 뜬금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기에 적어보겠다. 읽고 난 뒤에도 뜬금없다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내게는 둘은 분명 연관된 이야기이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 라는, 조선(朝鮮)의 6대 국왕 단종(端宗)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직 영화를 보러가지 않았기에 영화에 대한 평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종의 죽음과 수양대군(세조라고 부르기도 싫다!!!) 놈의 피비린내 나는 약탈을 단지 안타까움이라는 감정만을 갖고 바라보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역사를 좋아하던 나는 공부는 더럽게 못했던 주제에 국사 과목은 기가 막히게 잡고 있었고, 연도를 외우지 못한다는 결점이 있어서 그렇지 어지간한 이야기들은 줄줄 외우곤 했다. 시켜서 외웠던건 아니고, 초등학생때부터 역사책을 끼고 살아서 그랬던 것 같지만.
 
철혈의 군주 킬방원 태종(太宗)이 닦아놓은 조선의 반석 위에 세종(世宗)이라는 다방면의 천재군주가 여러 분야의 천재들과 인재들을 모아 눈부신 업적을 이뤘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의 창제 또한 그렇다. 당시 시대상에서 관노였던 천재 기술자 장영실(蔣英實)을 등용해 관직까지 주며 비호했던 것은 절대 쉽지 않았을 일이였으나, 아버지 태종이 극강으로 강화해둔 왕권의 힘으로 세종의 혜안과 천재성이 과감한 인재발탁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만약 문종(文宗)이 죽지 않고 아버지 세종, 할아버지 태종만큼이나 오래 살았다면 지금쯤 조선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화포의 개발을 비롯해 동국병감(東國兵鑑)을 편찬하는 등, 조선의 군사력에 힘을 썼던 군주 문종이 오래 살았다면? 고구려와 고려의 전성기만큼이나 막강해졌을 조선은 외세에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단종은 세계 역사를 살펴봐도 절대 밀릴 것 없는 정통성을 갖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가 만들어준 비옥한 토양에 조선의 숲을 건설했을 것이다. 뛰어난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의 머리와 신체를 이어받았을 그의 꽃펴보지도 못한 재능과 그가 가져왔을 시대를 생각하면 수양대군 그놈의 무덤 평점에 별점 0점을 매기고 ‘부끄러운줄 알면 영월의 단종 묘에 지렁이로 태어나 억겁의 시간동안 흙이라도 파먹으며 반성하라’ 고 하고싶을 정도다. 단종이 살아서 조선을 통치했다면 그는 마땅히 성군이 되었을 것이고 조선은 태평성대를 맞이했을 것이며, 다시 조선은 발해와 같은 해동성국(海東盛國)으로 거듭났을 것이란 말이다. 신라와 고려때처럼 세계를 대상으로 활발히 무역을 했을테고, 그렇다면 외부의 문물에 거부감이 없었을테니 기술을 천대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무(武)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여전히 강인했을 것이다. 임진왜란(壬辰倭亂)도 병자호란(丙子胡亂)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조선은 형이하학의 가치를 잊지 않고 발전하였을테니 일제강점기(日帝強占期)와 강제개항도 없었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민다. 이 생각만 하면 머리 끝까지 화가 치솟아서 겨울철에 추울 때 떠올리면 바로 몸 데우기 딱 좋을 수준이다. 자신의 시덥잖은 야욕을 위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피땀 흘려 닦아둔 조선의 반석을 깨부수고 죽은 형의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이자 자신의 조카를 죽인것도 모자라 그 시신마저도 수습하지 못하게 했던 졸렬한 수양대군놈, 절대 잊지 않겠다.
 

◈◈◈

 
수양대군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적어보겠다.
 
단종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왕위에 올라야 했다. 그는 어렸기에 조선을 통치할 힘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왕위를 빼앗겨야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역사상 많은 어린 왕들이 존재했고, 그에 따라 ‘섭정’이라는 제도에 따라 왕의 후견인이 등장해 왕이 성인이 될 때까지, 혹은 왕이 스스로 통치를 할 수 있을때까지 옆에서 보필하였기에 수양대군 역시 그렇게 단종의 섭정을 자처하며 권력을 거머쥐었다.
 
권력 욕심이 대단한 그는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이용해 기어코 부모 잃고 혼자가 된 가엾은 어린 조카를 끌어내렸다. 정통성(Legitimacy, Logos)과 찬탈(Usurpation) 그 자체였던 사건이였다.
 
조선의 질서(秩序, Order-Logos)와 절제(Temperance)를 상징하는 단종을 밀어내고 죽임으로서 그는 거짓으로 의태(擬態)시킨 명분(名分)을 끝없이 만들어내야 했고, 그것 조선의 강력한 왕권(王權)을 갈기갈기 찢어 신권(臣權)의 강화를 만들어냈다. 조선의 역사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말이다.
 
수양대군은 왕위를 뺏기 위해 "어린 왕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가짜 명분을 내세웠다. 어린 왕이 어떻게 나라를 망친단 말인가? 지가 섭정했으면서. 그는 자신이 종사를 위태롭게 하는 신하들로부터 왕실을 구하는 '구원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오히려 견제받는 '피해자'인 척 연기하며 칼을 뽑고, 조선의 기둥과 같던 충신들을 그까짓 용상과 옥새 하나 얻겠다고 도륙했다.
 
무언가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은가?
명분이라는 변수를 이용해, 실체라는 상수를 파괴하는 행위. 마치 PC주의자들이 듣기 좋은 말과 온갖 핑계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사회를 흔들어 원래는 가져선 안 될, 가질 수 없는게 정상인 질서와 절제의 상징인 권력을 거머쥐는 것과 똑같은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야망은 그득한데 자신은 고결한 가치를 추구하고 정의를 수호하기에 절대 야망을 위한 선택이 아닌,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악한’ 권력자와 지배자, 가진 자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평등이라는 가치를 내세워서 모두가 다함께 추락하게 만든 뒤, 사람들이 폐허에서 어리석은 승리에 취해있는 순간을 노려 이들은 권력의 자리를 찬탈한다.
 
질서와 절제 속에서 재능과 노력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세상을 지탱하던 기둥들을 모두 몰아낸 채, 그 자격도 재능도 없는 이들이 그저 욕심만 가지고 기둥의 자리를 꿰어 차는 것이다. 정작 그 기둥들의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지탱하지도 못할 자들이 감히 새로운 권좌를 넘보고, 감당하지 못할 자리에 짓눌려 자신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명을 다함께 끌어안고 붕괴하는 것이다.
 
조선 초기의 왕실은 위태롭지 않았다. 위태롭게 한 것은 수양대군이였다.
지금의 사회도 그렇다. 모두들 불완전함을 인지하고 질서와 절제 속에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것을 위태롭게 한 것은 자칭 약자이자 피해자라고 한 이들의 야욕이였다.
 
질서와 절제를 잃은 사회의 엔트로피(Entropy)는 겉잡을 수 없이 치솟기 마련이다. 쌓아올리는 것은 수없이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붕괴와 혼돈은 단 한순간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질서와 절제 속에서 스스로를 증명한 리더와 엘리트들은 마찬가지로 질서와 절제의 가치를 알고 그에 따라 사회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이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구시대의 옛 가치라고 비웃고 조롱하며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이해도 못 하는 주제에 감히 그것을 끌어내 바닥에 패대기치고 뭉갠 이들이 혼돈과 붕괴 속에 그들이 끌어내린 리더와 엘리트의 자리를 찬탈하고 권력을 잡는다면 사회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고 엔트로피는 하늘로 치솟을 것이다. 팍스 로마나가 그랬던 것처럼 쾌락과 무절제함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고 타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이 주류가 되면 문명은 쉽게 붕괴하고 만다.
 
유럽과 미국이 무절제한 사상으로 인해 서로를 검열하고 사상검증을 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동안 팍스 아메리카나의 황금기는 속절없이 무너졌으며, 그에 따라 미국의 지배력이 약화되었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장을 던졌고, 세계 곳곳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勃發)하기 시작했다. 3차 세계대전이 코앞으로 다가와버린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서는 귀찮으니 아래 문서에서 이야기 한걸 토대로 이어가겠다.
◆ 인류 멸망의 6대 형이하학적 상수 https://shearestis.tistory.com/100

인류 멸망의 6대 형이하학적 상수

• ​기술 (AI/로보틱스): 인간의 노동 및 존재 가치의 물리적 상실.• ​환경 (지구온난화): 3차원 생존 기반인 지구 환경의 하드웨어적 파괴.• ​생물 (이디오크러시): 고지능 개체의 비출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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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은 6개 상수에 따른 변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변수라고 해서 시시한 일은 아니다. 상수 만큼이나 위험하고, 그렇지만 충분히 우리 인간의 힘으로 되돌리고 막을 수 있기에 변수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인류에게 섭리가 부여해준 딱 하나 남은 찬스 1회권을 언제나 그렇듯 낭비하고 있다. 더이상 시간이 없을텐데도 말이다.
 
단종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만약 더 많은 선한 이들이 수양대군이 단종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었을 때 봉기했다면 어땠을까?
많은 백성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왕궁을 향하고, 양반들이 다함께 단종을 비호했다면 과연 조선의 질서와 절제, 그리고 찬란했을 미래를 잃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그 때의 조선은 위대했을, 찬란했을 미래의 가능성을 지키지 못했다. 단종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바친 이들의 용기있는 실패에 머리를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를 통해 언제나 그렇듯, 과거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지금의 우리는 수양대군의 찬탈과 단종의 비극, 조선이 잃어버린 찬란했을 미래를 두고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단종의 비극을 가슴아프게 생각하며 영화를 보러가고 영월로 발걸음을 옮긴 이들이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 비극을 슬프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과거에는 실패했을지라도, 지금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이미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이 옳지 못한 이들의 야욕을 겪어왔으니 말이다.
 
악마는 지옥의 문을 열고 나오며 천사보다 성스럽고 그 어떤 미인보다 매력적인 모습으로 의태(擬態, Mimicry)하여 악(惡, Evil)을 선함의 포장지로 화려하게 감싸들고 다가와 어리석고 무지(無知)한 이에게 건네준다. 그리고는 그가 듣고싶어하는 말을 속삭여주며 지옥의 낭떠러지로 향하는 길을 향해 에스코트(Escort)한다. 그가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있을 때 뒤에서 툭, 등을 밀어주는 것이다.
 
이전에 쓴 글에서 내가 썼던 문장인데, 여기에도 쓸만할 것 같아서 가져와봤다.
 
또다시 악마가 지옥문을 열고 나오려고 한다. 이번에는 지옥문을 향해 망치를 들고 있다가 그가 나온다면 뚝배기를 깨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미 기어나왔지만 몽둥이로 찜질을 해서라도 지옥으로 다시 던져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잃어버린 질서와 절제를 되찾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온전히 찬스권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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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가면을 쓴 찬탈자: 고라니 목장

야생에서 약한 개체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이지는 않다. 가장 약한 인간은 지능 스탯에 모든 포인트를 올인(All in)했고, 지구의 지배종으로 거듭났다. 인간은 약한 자를 내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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